방송인 전현무는 ‘잠수이별’이 가장 나쁜 이별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8일 방영된 케이블채널 SBS Plus 예능 프로그램 ‘리얼 연애실험실 독사과’에서는 이별 방식을 주제로 한 대화가 이어졌다. 전현무는 “무조건 잠수이별이 최악”이라며 “정리를 해 줘야 나도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으니 빨리 정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잠수이별을 택하는 걸까?
잠수이별은 한 쪽의 연락이 두절되어 연애가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본지 취재에 따르면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이별을 통보할 때 느끼는 미안함과 부담감 같은 부정적 감정을 피하려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이 어렵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애 관계에서도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한 사람이 지나치게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면 ‘굳이 설명할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어차피 해봤자’라는 생각으로 설명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이들은 미리 ‘이별 통보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잠수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복수심 ▲과거 힘들었던 이별 경험 등도 잠수이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학업 등 환경적 요인 때문에 잠수이별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잠수이별은 거절하지 못하는 심리와 비슷하다”며 “상대에게 직접 헤어지자고 말할 때 느낄 수 있는 부담감과 미안함을 견디지 못해 잠수라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잠수이별을 당한 사람에게는 이별이 슬픔 이상의 감정으로 다가온다. 갑작스러운 이별로 인해 심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낄 수 있으며, 함께 한 시간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에 대한 공허한 마음도 생긴다. 받은 충격이 클 경우 잠수이별 경험은 오랜 기간 트라우마로 남기도 한다. 잠수이별을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이별이 끝맺지 못한 일처럼 계속 마음 속에 남아 더 오래 기억된다. 이별의 원인을 모두 자신에게 돌리면 심리적으로 더 큰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