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이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후,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밝혀졌다.
21일 디스패치는 오재원이 마약 투약 증거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헬스장이나 사우나에서 수분을 ‘무한반복’하여 몸에서 물을 빼내고, 염색을 통해 모발의 단백질 케라틴을 제거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또한 가수 박유천의 사례를 참고하여 온몸의 털을 제모하고, 차량 트렁크에 토치를 지니며 주사기와 솜 등의 증거를 인멸했다고 전했다.
디스패치는 지난해 4월 오재원이 강남의 친구 집을 방문했을 때 필로폰과 주사기를 안경통에 넣고 아파트 소화전에 숨겼다가, 이를 발견한 경비원의 신고로 경찰이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경찰은 오재원을 지난 1월부터 주시하고 있었으며, 이미 한 차례 마약 제보가 접수된 상태였다. 이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소환할 명분이 부족하여 오재원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오재원의 지인인 A씨가 폭행 신고를 한 것을 계기로 수사가 시작되었다.
A씨는 9일 자수를 결심했으며, 오재원에게도 자수를 권유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오재원과는 5~6년 전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그 후 그는 수면제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며 “2020년 이후 연락이 끊겼다가 은퇴식 이후 다시 연락이 오게 되었다. 그때 나가지 않았어야 했는데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에 앞서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재원은 지난 10일에 한 차례 마약 혐의 조사를 받았지만 강력히 부인했으며,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고 경찰에 의해 귀가시켜졌다.
그러나 이후 추가로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가 확인되자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하여 오재원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에서 오재원은 일부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모발 등에 대한 국과수의 정밀한 감정 결과는 다음주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