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하루 앞두고 배우 류준열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 나타났다. 그는 흰색 점프수트 캐디복에 초록색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그의 표정은 굳어 보였다. 류준열은 기자들의 질문을 피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부설 9홀짜리 파3 코스에서 열리는 ‘파3 콘테스트’는 마스터스의 전통 중 하나이다. 대회 개막 전날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기는 취지로 진행된다. 골프를 좋아하는 셀럽들이 캐디로 나서기도 한다. 가수 이승철, 배우 배용준 등도 파3 콘테스트 캐디로 참가한 적이 있다.
류준열은 이번 대회에서 김주형의 캐디를 맡았다. 김주형과 류준열은 크리스천인 인연으로 알려졌다. 김주형은 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었고, 프레지던츠컵에서도 활약했으며 넷플릭스의 PGA투어 다큐멘터리 ‘풀스윙’에 출연한 선수다. 그는 세계 랭킹 23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도 ‘인싸’로 유명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마스터스에 참가하면서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와 연습라운드를 진행했다. 이번 파3 콘테스트에서는 세계 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 샘 번스와 함께 라운드를 하며 함께 성경공부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의 과거 활동이 재조명되면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홍보대사로서 ‘골프 팬’이라는 사실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환경 파괴로 알려진 골프를 즐기면서 ‘환경 운동가’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은 모순적으로 여겨졌다.
그린피스 측도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홍보대사로서의 활동은 개인의 선의를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이며, 후원자들의 문의 사항을 확인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들은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시민들의 강력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도 그린피스의 역할 중 하나”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홍보대사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고 논의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더욱이 류준열은 개인적으로 주연으로 논의되고 있던 ‘현혹’ 프로젝트에서도 하차했으며, 오는 5월 17일에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한국 시리즈 ‘The 8 Show(더 에이트 쇼)’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계시록’ 촬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공동 작업의 결과물인 ‘작품’이 공개를 앞두고, 논란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상황에서 류준열은 팬들의 우려나 민감한 상황을 무시하고 자신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소속사는 전날 류준열이 ‘칠보산도(七寶山圖)’를 활용한 전시에 재능 기부로 참여해 문화재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는 소식을 홍보하며 이미지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류준열은 캐디로 참여한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필요하다면 소속사에 문의하고 서면으로 답변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소속사가 열일해도 알맹이와 포장지가 다르면 역풍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