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카라 출신 가수 故 구하라가 빅뱅 출신 승리와 정준영 등이 가담한 ‘버닝썬’ 사건을 파헤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영국 공영 매체 BBC뉴스는 19일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한국 유튜브 계정에 올렸다. 이 영상은 ‘K-pop scandal: Exposing the secret chat groups’라는 영문 제목으로 영어 자막이 달려, 구독자 수 1,600만 명을 보유한 본 채널에도 공개되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구하라는 버닝썬 게이트 취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승리, 정준영,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과 이들의 채팅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규근 총경과의 유착 관계를 밝히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 인물이 바로 구하라였다.
이들의 대화록을 최초로 폭로한 강경윤 기자는 “단체 카톡방에서 나오는 ‘경찰’이 누구인지가 중요한 키포인트였고,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그런데 구하라가 등장해 그 물꼬를 터준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강 기자는 “구하라가 최종훈과 데뷔 때부터 친했고, 승리와 정준영과도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다. 구하라는 그들이 휴대전화를 할 때 ‘이상한 게 많다’고 얘기했다. 구하라에게 ‘경찰의 존재를 알고 싶은데 알 방법이 없다’고 물었고, 결국 구하라가 최종훈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 부분을 대신 물어봐 줬다”고 설명했다.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은 “동생이 최종훈에게 ‘강 기자님한테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을 얘기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훈과 전화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할 때, 동생이 ‘(최)종훈아 내가 도와줄게. 네가 알고 있는 거 그대로 기자님한테 얘기를 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강 기자는 “최종훈과의 통화로 ‘경찰’이 허구의 인물이 아닌 윤규근이라는 실제 인물임을 확인했다. 구하라는 굉장히 용기 있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잖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구하라의 도움으로 유착 혐의가 드러난 윤규근 총경은 2021년 일부 유죄가 인정되어 2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승리, 정준영, 최종훈은 모두 만기 출소한 상태다. 특히 승리는 해외에서 여전히 ‘빅뱅’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유흥에 빠져 있는 근황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